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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국영웅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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홍 재 근일병1928. 12. 10 ~ 1950. 9. 29

입영 1개월 이등병, 비학산의 영웅이 되다

  • 한국군, 포항까지 밀려온 위급 상황
  • 23세 소총수 자원입대, 비학산 점령전 특공대 자원
"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? 얼른 역공해야 합니다." 1950년 8월 경북 포항시 기계면에서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던 수도사단 제18연대에는 한숨이 가득했다. 한 달 동안 북한군의 총공세에 한국군은 포항까지 밀려 내려온 상태였다. 부산까지 점령하려던 북한군을 그나마 낙동강 교두보에서 막아 세웠다. 제18연대는 비학산으로 철수한 북한군을 수차례 공격했지만 모두 실패했다.

이 소식을 접한 제17연대 3대대는 특공대를 꾸리기로 했다. "비학산 점령을 위한 특공대를 선발해야 한다. 혹시 지원자가 있는가?" 선임병은 물론 대부분 대원들이 대대장의 눈을 피했다. 이미 비학산의 격렬한 전투 상황을 들었기 때문이었다. 몇 초가 흘렀을까. "제가 돌격 작전의 선봉에 지원하겠습니다." 앳된 얼굴의 군번 '0151569'가 손을 번쩍 들며 이렇게 말했다. 그는 며칠 전 신병 훈련을 마치고 소총수로 투입된 홍재근 이등병이었다.

홍 이병은 24일 특공대를 이끌고 북한군 776유격 부대가 숨어있던 곳을 기습했다. 앞만 보고 사격하는 자동화기 진지까지 포복으로 접근했다. 수류탄이 터지고 총성이 울렸다. 홍 이병은 북한군의 경기관총 사수와 부사수에게 다가가 옆구리를 찔러 제압했다. 순식간에 북한의 은거지는 초토화가 됐다. 그는 북한의 보병 한 분대 전원 15명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무공을 세웠다.

그는 다음 달 29일 자교리 전투에 참전해 칼과 총검 등으로 싸우는 백병전을 펼쳐 적군 5명을 사살했다. 그러나 밀려드는 적군의 총칼에 수없이 찔려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. 불과 23세의 나이였다. 그의 희생·감투정신은 다음 해 7월 정부로부터 1계급 특진과 무공훈장 중 1등급에 속하는 태극무공훈장으로 인정받았다. 이등병에게 이같은 수여는 이례적이었다.

홍재근 일병은 대구 서구 비산동 출신이다. 이곳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, 1950년 5월 자원입대했다.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홍 일병은 제주도 훈련소에서 한 달도 훈련을 받지 못하고 제2보병사단 제17연대 3대대 9중대 3소대로 배치받았다. 삼형제의 맏아들이었지만, 부모의 걱정을 뒤로하고 나라를 위해 총을 들었다.

대한민국 육군 일등병 홍재근, 우리는 그를 '비학산의 영웅'이라 부른다.